솔리이야기/부동산이야기

반값아파트도 선택하기 나름

솔리스톤1 2007. 6. 20. 09:51

올 9월에 반값아파트가 공공택지에서 토지임대부 분양방식과 환매조건부 분양방식 등 2가지 분양방식을 각각 적용해 시범 공급된다. 말도 많고 의견도 분분했던 반값아파트가 분양되는 시점이 드디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허나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이나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이나 ‘반값아파트’ 인만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곤란하다. 반값아파트는 분명 분양방식에 따라 큰 각각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관계로 미래가치 측면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반값아파트 가능한 것일까?

반값아파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재정부담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국민주택을 위해 연간 4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주공이 2012년까지 국민임대주택 80만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62조원의 공사부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부채의 상당부분은 정부 재정에서 부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매년 임대주택을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은 또 얼마인가? 일반 시장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와 보증금을 납부하는 이상 임대주택사업을 계속하면 할수록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손실을 모두 정부재정으로 보충해야 하는 만큼 임대주택은 해마다 정부의 재정부담을 키우는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반값아파트를 공급하게 되면 임대주택 수요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임대주택과 관련된 재정부담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값아파트는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분양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토지임대부 분양방식’과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의 차이

먼저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이 어떤 것인지 보자. ‘환매조건부’ 분양의 핵심은 과도한 시세차익을 정부가 환수하겠다는데 있다. 일단 민간공급주택가격의 60~70%로 싸게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차후 되팔고자 할 때는 반드시 분양기관에만 되팔도록 함으로써 시세차익을 차단하는 분양방식이다. 이 분양방식은 임대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임대아파트는 매월 임대료를 납부하고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은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는다’는 차이를 제외하면 ‘환매조건부’ 분양은 임대주택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은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민간공급주택가격의 1/2 수준에서 공급이 가능하며 분양받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자유롭게 전매가 가능한 분양방식이다. 이 분양방식 역시 택지조성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형태의 ‘대지임대부’분양이 이뤄지게 되면 정부의 재정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대지임대조건’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지임대부 VS 환매조건부, 어떤 게 낫나?

분명 소유권을 온전히 행사한다는 측면에서는 ‘환매조건부 분양’이 ‘대지임대부 분양’보다 우월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근본원인을 따져본다면 주택 수요자들에게 더 선호되는 분양방식은 ‘대지임대부 분양’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토지와 건물을 모두 분양받되 현재의 절반가격에 분양받는 것이 어렵다면 조금이나마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대지임대부 분양’이 좀더 주택 수요자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투기수요는 전매제한 기간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차단할 수 있다. 지금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곳에서 분양을 받는 경우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는 10년 동안 전매가 금지되고 있지 않은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오랜 세월이다.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바뀌어야 될 만큼 긴 세월이다. 이 정도 세월동안 처분하지 않고 내 집으로 살고 있는데도 투기적 수요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대한민국에서 투기적 수요가 아닌 주택소유자가 어디 있겠는가?

반값아파트는 반쪽만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성공가능성은 ‘환매조건부’ 분양방식 보다는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이 더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환매조건부’ 분양방식 보다는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이 보다 시장 친화적이면서 서민들의 욕구에 합당한 주택공급방식이기 때문이다. 향후 반값아파트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글쓴이> 김 종 선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