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구가 한 채의 한옥에 사는 '다세대 한옥', 2층인 '주상복합 한옥' 등 현대 도시인의 삶에 적합한 서울시의 미래형 한옥 모델들이 개발됐다.
서울시가 21세기 서울형 한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결과 마당집합형(다세대 한옥), 골목집합형(소형 한옥), 주상복합형을 비롯해 지형에 따른 구릉지형·평탄지형 한옥 등이 서울에 적합한 미래형 한옥으로 제안된 것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내 전역에 신·개축되는 한옥에 이들 한옥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솔리스톤 쇼핑몰 바로가기 : (클릭)
여러 가구가 입구를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각자 마당을 따로 쓸 수 있는 '마당집합형 한옥' 조감도. | 서울시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연구결과 다양한 한옥 모델들이 최근 나왔다"며 "이 중 다세대를 위한 마당집합형 한옥 모델 등은 '은평 한옥마을'에 먼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형 한옥의 대표모델로 꼽히는 마당집합형 한옥은 3~4가구가 한옥 한 채에 살면서도 마당은 각자 따로 쓰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 다세대 주택처럼 한옥에 들어가는 입구는 공동으로 이용하지만, 각 가구는 마당을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큰 한옥 전체를 구입하기에 부담스러운 이들이 필요한 만큼만 집을 나눠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며 "신혼부부나 노인가구 등 다양한 세대가 같이 어울려 살 수 있어 소셜 믹스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골목집합형 한옥은 49㎡ 이하의 소형 한옥으로 한 골목을 끼고 나란히 이어지는 형태로 지어지게 된다. 이웃 간 소통과 교류를 하는 '골목문화'가 가능한 주거형태다.
서울시는 미래 한옥 모델을 우선 은평 뉴타운 내에 들어서는 은평 한옥마을에 적용할 계획이다.
은평 한옥마을은 모두 158가구로 구성되며, 이르면 이달 말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은평 뉴타운 3-2지구에 들어서는 은평 한옥마을은 아파트 일색이던 뉴타운 내에 처음 생기는 한옥마을로 총면적 3만㎡, 122필지에 한옥이 들어선다. 은평 한옥마을 인근에는 지하 1층, 지하 2층 규모의 은평역사한옥박물관도 들어서게 된다. 은평구는 "2014년 박물관이 완공되면 한옥마을, 북한산 인근의 사찰과 문화재, 박물관이 연계된 문화관광단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최초로 신규 조성하는 성북2구역(성북구 성북동 226-106번지 일대) 한옥마을에도 미래형 한옥 모델이 도입된다. 성북한옥마을은 2만㎡ 부지에 50여개 동의 한옥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8년 기존 한옥 지역을 보전하고, 신규로 한옥 주거지를 조성해 한옥을 서울 미래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 한옥선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18년까지 3700억원을 투입해 4대문 안 한옥 3080동을 포함한 총 4500동의 한옥을 보전, 진흥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미래형 한옥 모델은 한옥은 불편하고 좁다는 기존 통념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도시생활에 걸맞은 친환경 건축물로서의 한옥을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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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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