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이야기/부동산이야기

위기속 조심해야할 부동산 경매. 토지 사기 주의보

솔리스톤1 2012. 9. 4. 08:44

 

황모(52ㆍ서울 송파구 삼전동)씨는 얼마 전 경매 입찰에 나섰다가 거액의 보증금을 날릴 처지에 몰렸다. 부동산 경매 인터넷 카페에서 투자정보를 얻던 중 경매 강사가 돈 되는 물건이라며 추천한 다세대주택 경매에 참여했다. 하지만 낙찰 후 현장답사를 해보니 최저가가 시세보다 높은 줄 모르고 입찰해 입찰보증금 3000만원만 날리게 된 것. 1회 유찰한 주택이지만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지 않은 채 남의 말만 믿고 입찰에 나선 게 화근이 됐다. 

 

거래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에 ‘솔깃한 유혹’들이 쏟아져 나온다. 황 씨처럼 “돈 되는 부동산”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로 투자를 유인하는가 하면, 무늬만 급매물을 값싼 부동산으로 포장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애물단지 부동산을 비싼 값에 처분해주겠다는 제안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런 권유에는 함정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는 투자자와 잘 모르는 초보 투자자들을 노리는 사기행각이 많다.

 

부동산을 급하게 팔려거나 값싸게 사려는 사람에게 접근해 그럴듯한 명목으로 돈을 챙기거나 가로채는 고전적인 수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해 내 집 마련 수요자나 부동산 처분 광고를 낸 사람을 상대로 허위정보로 투자자를 유치해 뜯어낸 다음 잠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황기에는 시세차익보다는 안전성이나 환금성을 먼저 따져 투자를 하는 게 최선이다. 최근 유행하는 부동산 투자의 함정에 대해 알아보자.

 

가격 싼 급급매·경매 투자 경계령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절대적으로 매입가격을 낮춰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시중에는 무늬만 가격 싼 함정 투자처가 많아 의외로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거래 침체기에는 투자자들이 극단으로 치우치기 쉽다. 값싼 매물이 나온다고 조급함에 휩쓸려 쉽게 투자를 결정했다가 되레 손실을 더 키우기도 한다. 가격이 싸지 않은 급매물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급급매물은 투자자 입장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종종 주변 시세보다 현저하게 싼 가격 때문에 쉽게 계약하기로 결정했다가 문제가 있는 매물에 투자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매도자가 가짜이거나 서류를 위조해 급매물로 내놓은 사기매물들이 부동산 관련 블로그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각도의 권리 및 물건분석을 통해 철저하게 조사한 후에 투자해야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경매와 공매물건이다. 침체기에는 경매물건 투자가 대세이다. 부동산 거래가 어려울수록 과다한 금융 대출을 받아썼던 매물들이 기간 내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진다. 자연히 확률적으로 ‘알짜’ 물건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감정가가 부풀려진 경매물건으로 인해 유찰횟수만 보고 입찰했다가 감정가의 오류로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손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매물건은 법원의 경매 개시결정일부터 입찰시점까지 6개월~1년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침체기에는 이 기간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감정가 1억 원짜리 매물이 6개월~1년 뒤에는 시장상황 악화에 따라 시세 8000만원의 매물이 돼버린다면 경매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경매투자의 성패는 시장가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침체기에는 경매가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불황 속 최대 호황 상품이 경매다 보니 경매 파생상품인 부실채권(NPL) 투자도 인기몰이 중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는 채권을 할인해 사들인 뒤 담보물건을 경매에 부쳐 배당 또는 낙찰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주로 자산관리회사 등에서 운용하고 있지만 일반인에게 고수익을 남겨줄만한 매물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NPL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산관리회사의 목표 수익률도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수익형 부동산·토지 사기 주의보

 

투자자들이 주변에서 가장 손쉽게 접근하기 쉬운 투자대상이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다. ‘연금형’, ‘무노동수익형’ 부동산이니 하며 중장년층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과장광고’와 ‘임대수익률 사기’ 등으로 투자 피해를 입히고 있다. 평생을 어렵게 모아둔 노후자금으로 목 좋은 곳에 임대용 부동산을 사두면 노후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다가 수익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거나 장기 공실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수익형 부동산은 사실 투자 위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금액이 큰데다 분양가가 비싸 임대수익률이 실제 은행금리보다 조금 높거나 비슷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상가나 오피스텔은 법률적으로 투자자 보호장치가 미흡하다. 주택의 경우 분양 또는 매매에 따르는 하자책임을 묻는 것이 쉽지만 상가나 오피스텔 등 임대용 부동산은 투자자 스스로 최소한의 위험요소를 조목조목 따져본 후에 투자해야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도심에 위치해 있어 임대가 용이하거나 분양이 잘 된 상가라도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이 넘쳐나는 상가가 많다. 투자자를 끌기 위해 ‘선임대 후분양’을 실시하는 상가가 늘고 있다. 특히 임대수익률을 높여 매매를 손쉽게 하기 위해 ‘유령 임차’를 한 상가나 오피스텔은 초보 투자자들이 속기 쉬운 부동산이다. 이렇다 할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구두로만 ‘임차인이 정해져 있다’고 하는 경우 등이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장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땅에 돈을 묻을 때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 많이 벌기보다 갖고 있는 돈을 잘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토지 투자에는 늘 사기라는 지뢰밭이 곳곳에 널려있다. 흔히 겪는 사기 사례로는 개발예정지라 속이는 땅을 분양받았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이다. 소유권이 완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입 희망자들에게 개발이 예정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속여 투자를 부추기는 수법으로 분양 수익을 챙긴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불법 행위는 신문이나 인터넷에 대대적으로 세미나나 투자설명회 광고를 내고 직접 헐값에 매입한 부동산을 팔기 위해 순진한 투자자를 유인한다. 유명 강사 이벤트를 전면에 내세워 유망지역 찍어주기 식으로 광고하며 토지나 수익형 부동산을 되판다. “수익률 20% 보장”이나 “스키장이 들어설 지역"이라며 달콤한 유혹을 해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비싸게 팔아넘겨 막대한 이득을 챙기기도 한다.

 

유익한 정보를 얻기 위해 세미나에 참여했다가 사기업체의 과장된 정보와 투자권유에 속아 거액을 날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 때 더욱 기승을 부려 가치 없는 부동산을 이용해 투자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지역정보를 과장하거나 개발 가능성이 적은 땅을 턱없이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한다. 이런 사기에 속지 않으려면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토지 정보를 확인하고, 공적장부 등을 통해 개발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국내·외적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2012년 부동산시장 역시 상승보다 하락 요인이 더 많아 불안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격 상승을 이끌던 ‘버블 세븐’ 지역의 거래는 거의 사라졌다. 이제 경기가 호황일 때나 가능했던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는 깨끗이 버리고 알짜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 불황일수록 실수요자가 많고, 호재가 겹치고 규제완화 수혜가 예상되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 침체기에 실수요 목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는 다양한 우량매물을 선별해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러 값싼 매물을 가격과 입지면에서 비교분석해 투자해야 한다. 침체기 매수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조건이 좋은 매물들이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를 유혹하는 불법 거래, 분양 성공을 홍보해 분양률을 속이거나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낮은 부동산은 스스로 의심해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 메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