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보잉도 이 남자에게 리더십 배웠다
- ▲ 마셜 골드스미스 박사의 좌우명은 ‘인생은 좋은 것(Life is good)’이다. 그가 세계 최고의 리더십 코치가 될 수 있었던 비결도 사람들에게 이런 긍정의 힘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미국 버클리대 MBA 과정 강의에서 파안대소하는 골드스미스 박사. 그는 평소에도 이렇게 박장대소한다. / 마셜 골드스미스 파트너스 제공
"내가 '하지만(but)'이라는 말은 절대 쓰지 말라고 했죠? 벌써 세 번째예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한 귀퉁이의 시끌벅적한 커피숍에서 만난 리더십 컨설팅 전문가 마셜 골드스미스(Marshall Goldsmith) 박사는 머리가 훤하게 벗어진 마른 체격의 할아버지였다. 그는 기자가 "하지만…"이라는 말을 꺼낼 때마다 "또 걸렸다!"라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공책을 꺼내놓고 직접 횟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번에 10달러씩 벌금을 매길 테니 나중에 자선단체에 기부하세요."
"'하지만'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하지만' 같은 부정적인 말은 은연중에 대화 상대방에게 '나는 맞고 당신은 틀리다'라는 인상을 주는 아주, 아주 안 좋은 버릇이에요. 똑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잘못 중 하나죠. 훌륭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그 버릇 고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는 기자에게 손권총을 날리면서 찡긋하고 윙크를 했다.
그에겐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미국 포브스와 영국 더 타임스는 2009년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사상가 15인'으로 선정했다. 구글과 보잉,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세계적인 대기업 120여개의 CEO와 임원들이 그에게 리더십 컨설팅을 받았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리더십 코치''수퍼코치(super coach)'라고 불린다. 1회 컨설팅료는 무려 25만 달러(2억8000만원).
Weekly BIZ가 만난 골드스미스 박사는 이런 명성과 권위를 시원하게 벗어 던진 사람이었다. 훤한 머리 스타일만큼이나 말이다. 그는 자신이 주장하는 말 그대로, '모조(mojo)'가 넘쳐났다. 모조는 흑인 토속종교의 주술(呪術)에서 유래한 말인데, 그는 '내면에서 솟아나 외부로 방출되는 긍정적 에너지'라는 뜻으로 썼다. 삶의 에너지가 그의 표정과 손짓, 말투에서 그대로 풍겨났다.
골드스미스 박사는 오늘날 리더십 컨설팅의 방법론으로 자리잡은 '360도 맞춤형 피드백 프로그램(customized 360-degree feedback)'의 개척자다. 이는 경영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의 동료,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비공개 면접과 설문조사를 실시, 경영자 리더십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훌륭한 리더·CEO 되는 비결… '하지만' 같은 부정적인 말하지 말고
"내 생각이 옳다"고 강요하지 말고 "이건 꼭 해야된다"고 말하지말라
그는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데릭이란 경영자를 만난 적이 있다. 데릭은 내부 조사에서 직원들에게 제일 인기가 없는 리더로 꼽혔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밤잠 안 자고 뛰었는데, 날 싫어한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뭐가 문제일까? 그는 열정적으로 일했지만, 직원들을 지나치게 몰아붙였다. 걸핏하면 화를 내고 싫은 소리를 했다. "그는 일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직원들에게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어요. 사람을 존중할 줄 몰랐죠. 나는 이 부분을 코치해 줬죠. 이내 그의 태도가 바뀌었고, 훨씬 존경받는 경영자가 됐죠."
골드스미스 박사는 개인뿐 아니라 경영진 전체를 컨설팅해 주기도 한다. CEO와 임원들이 서로 반목하는 핵심 원인을 밝혀내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의 리더십 컨설팅 철학의 제1원칙은 "환경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자신을 변화시켜라"는 것이다. "주변 환경이 내 뜻대로 안 된다고 화내지 마세요. 지금 내가 하는 일과 조직 속에서 행복을 찾으세요. 자신의 삶이 행복하고 의미 있어야 훌륭한 리더십이 나오고 회사도 좋아집니다."
그는 기업의 리더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지나친 자기 확신(self-confidence)'과 '자기 중심적 태도(too much ego)'라고 했다. "대부분 리더들은 '내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죠.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신경도 안 써요. 이런 리더를 주변에서 어떻게 대하겠어요? 비위나 맞추면서 뒤에선 험담하겠죠. 오호, 당신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요? 나하고 내기 걸어 볼까요?"
골드스미스 박사는 "리더는 무슨 일을 하기 전에 '꼭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인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쓸데없는 지시로 불신을 키우거나 사기를 꺾고 자신의 리더십까지 망쳐버리는 걸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CEO와 리더들이 하는 말과 행동의 절반은 쓸데없는 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쾌하고 부드러운 어조였지만 그의 조언은 얼음처럼 냉정하고 비수처럼 날카로웠다. 리더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그는 이런 조언을 했다.
"풍부한 일자리와 짧은 노동시간 등 부모 세대가 누려온 좋은 시절(good old days)은 절대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도와 중국의 저임금·고숙련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가난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열심히 일하는 1억명의 젊은이와 말이죠. 그들이 당신처럼 하루종일 TV 보고,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을 하면서 '세상이 썩었어'라고 불평할 것 같습니까? 그들이 미래의 당신 일자리를 뺏어 가도록 놔두지 마세요."
- ▲ 가부좌를 틀고 앉은 마셜 골드스미스. 그는 학창시절 불교 서적 400여권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불교 철학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의 리더십 철학 역시 상당 부분 불교 철학에서 영향받은 것이다. / 마셜 골드스미스 파트너스 제공
"CEO여! 웃음은 헤프게, 입은 무겁게 하라"
올해 61세인 마셜 골드스미스는 강연과 컨설팅을 위해 늘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산타페 인근과 동부인 뉴욕에 집이 있지만, 베이스캠프일 뿐이다. 일주일에 2~3일은 비행기를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7년 UCLA에서 조직행동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360도 맞춤형 피드백 평가 프로그램'을 창안하면서 리더십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딴 마셜 골드스미스 파트너스라는 CEO 리더십 코칭 전문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Weekly BIZ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만났을 때에도 그는 버클리대 강연을 왔다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녹색 셔츠에 카키색 바지를 입고, 커피숍 테이블에서 노트북PC를 펴놓고 있었다. 비서나 직원 한 명 없이 혼자였다. 플라스틱 의자에 걸터앉은 그는 주변의 소음에 지지 않으려는 듯 큰 소리로 대화를 시작했다.
■리더가 인상 쓰면 모두에게 독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글로벌 대기업의 CEO와 임원들을 만나셨죠. 훌륭한 CEO들의 공통점이 뭔가요?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삶의 진정한 행복과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에요. 자기 일에 대한 성취동기가 높고, 다른 사람들을 탓하지 않습니다. 열정적·긍정적이며 진지한 동시에 힘이 넘쳤죠. 포드사 CEO인 앨런 멀럴리(Mulally)가 그랬고, 미국 걸스카우트 총재였던 프랜시스 헤셀바인(Hesselbein)도 그랬습니다. 나는 단 한 번도 이들이 불평하거나 풀이 죽어 있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리더에게 이런 긍정적 기운은 정말 중요합니다. 리더십의 요체라고도 할 수 있죠. 만약 회의를 한다고 칩시다. 리더가 기분이 나쁘고 계속 짜증을 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회의 자체가 무의미해지겠죠. 리더는 매사에 모두의 역할 모델이 되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과 일의 의미와 행복을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더의 긍정적 기운이 훌륭한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말씀인가요?
"맞습니다. 나는 이를 모조(mojo)라고 부르죠. '내면에서 우러나와 외부로 발산되는,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말합니다. 모조라는 개념은 '모든 것은 내 안에서부터 나온다'라는 제 개인적인 깨달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CEO와 임원의 리더십을 컨설팅했는데, 시간을 많이 들인 사람일수록 효과가 작고, 시간을 적게 들인 사람일수록 효과가 크더군요. 컨설턴트는 고객들이 변화하고 달라질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성과를 얻는 것은 고객들의 몫이라는 걸 깨달았죠. 즉 변화의 힘은 밖에서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나옵니다. 모조는 그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당신 내면의 힘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위대한 리더들은 하나같이 모조의 수준이 무척 높았어요."
골드스미스 박사는 지금까지 리더십에 대해 총 30권의 책을 썼다. 가장 최근 것이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 하는 20가지 비밀(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과 ≪모조(Mojo)≫다.
"앞의 책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inter-personal)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면 모조는 인간 내면(intra-personal)에 대한 것입니다. 리더가 자기 삶에서 행복과 의미를 찾아야 비로소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다는 거죠. 이는 기업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예컨대 가정의 리더인 부모가 '행복하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면 아이가 어떤 메시지를 얻겠습니까? '나는 아빠에게 별 의미가 없구나. 중요치 않은 존재야'라고 생각하겠죠. 정말 끔찍하지 않습니까? 리더의 모조는 주변 모든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쓸데없이 제안하거나 지시하지 마라
―리더들의 공통적인 문제가 뭡니까?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인 태도입니다. '내가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미신의 함정(superstition trap)에 빠지죠. 이는 심각한 위험성이 있습니다. 과거 한국 민항기가 산에 부딪혀 추락한 적이 있죠? 그때 부기장이 충돌 위험성을 알았지만, 기장의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해서 그냥 넘어갔다고 하더군요."
리더가 이런 태도를 보이면 아래 직원들은 정반대의 모습이 된다고 한다. 조직 하부의 젊은 직원들은 자신감을 잃고 윗사람의 눈치만 본다는 것이다. 그가 버클리의 MBA 학생들에게 리더십 강의를 하는데, 한 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모조(mojo)… 내면에서 발산되는 '긍정의 힘'
CEO여 '활력'을 회사에 퍼뜨려라… 당신이 찡그리면 직원이 운다
당신이 미소띠면 실적이 오른다… 말 한마디에도 '웃음'을 담아라
"왜 당신은 리더의 자존심을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리더들 대부분은 오히려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해 문제니까요."
물론 CEO가 되려면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조직에 독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그는 CEO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직원들에게 함부로 제안(suggestion)을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바보가 CEO의 제안을 제안으로만 받아들이겠어요? CEO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명령입니다. 리더들은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기 전에 반드시 '과연 이걸 할 필요가 있는가' 자문(自問)해 봐야 합니다. 특히 큰 기업의 CEO일수록 이 질문을 진지하게 반복하세요. CEO가 지시하는 일의 절반은 쓸데없는 일일 때가 많습니다. 절대로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그는 보통 사람들은 하루 24시간 중 상당 부분을 TV나 인터넷 서핑에 낭비한다고 했다. 또 대화 시간의 65%는 남을 헐뜯거나 흉보는 데 쓴다고 한다. 그는 이 이유가 '행동의 관성' 때문이라고 했다. 마치 좀비(zombie)처럼 아무 생각 없이 TV를 켜서 보는 것처럼 말이다. "TV를 보지 말라는 게 아니라 생각 없이 습관대로 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관성의 족쇄를 깨라
―리더십 코치를 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뭡니까?
"실천(practice)이죠. 대부분 사람들이 리더십의 원칙은 어느 정도 이해해요. 하지만 그걸 제대로 실천하지는 못하죠. 머리로만 아는 리더십은 아무 쓸모가 없어요. 엄밀하게 말해 제대로 실천하기 전에는 리더십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어요."
그는 예를 하나 들었다. 미국 교육 제도의 효율성에 대한 논쟁이었다. 최근 한 교육학자가 "중요한 것은 시스템 그 자체가 아니라 시스템의 참여자, 즉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얼마나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시스템 문제만 탓하면서 변화를 위한 실천을 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얘기였다.
"실천이 없으면 교육 제도 개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십 컨설팅을 아무리 하고 조직 구성을 효율적으로 바꿔봐야 리더와 직원들이 스스로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어떻게 변화를 위한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사람은 가던 방향대로 가고, 하던 것만 하고, 그동안 얘기하던 대로 말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관성의 족쇄(shackles of inertia)를 끊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무척 힘든 일이죠. 그래서 끊임없이 이런 질문을 해보세요. '왜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지?' TV를 볼 때나 멍하니 인터넷을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질문하지 않으면 이런 습관적 행동들이 우리를 완전히 지배하게 될 겁니다."
그는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고 했다. 동료들과 함께 해야 할 일들을 매일 체크하라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체크하면 실천력을 높일 수 있고 변화가 나타난다. "매우 간단하지만 강력한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모조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나는 친구인 짐 무어(Moore)와 서로 전화를 걸어 매일 20여개의 체크리스트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불교에서 리더십의 철학을 깨닫다
그의 유쾌한 어조로 말했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폐부(肺腑)를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그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그는 "좋았던 지난날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란 얘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선 사지 멀쩡한 백인 남자는 누구나 중산층이 될 수 있었습니다. 경기는 좋았고, 일자리는 넘쳐났죠. 하지만 지금 우리는 엄청난 글로벌 경쟁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경제환경이 펼쳐지고 있죠. 경쟁이 심해져서 예전처럼 쉽게 벌어먹을 수 있는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잘나가던 시절'은 모두 잊어버리세요. 그런 날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입니다."
―너무 가혹한 이야기 아닌가요?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시장이 요구하는 기대치는 예전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인터넷과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당신은 24시간 365일 일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이건 정말 불공평해'라고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불교, 깨달음… 20代 때 불교사상에 심취
부처에게서 리더십을 배웠다… 인간은 머물지 않고 변하는 존재
세상 일은 모두 마음먹기에 달려… '변화의 힘'은 당신 안에 있다
그는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내가 처음 박사 학위를 받을 때만 해도 내 성적은 최상위권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똑같은 성적으로 중간에도 못 낍니다. 글로벌 경쟁 때문이죠. 내 딸 켈리(Kelly)는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박사과정 학생 22명 중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자기 하나뿐이었다는군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아시아 출신이었고요. 이게 현실이에요. 우리는 글로벌화를 통해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되돌려 놓을 수 없다면, 당신이 변해야 합니다."
어느새 그의 뉴욕행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서둘러 짐을 챙겼다. 그는 문득 "나는 불교 신자"라고 했다. 미국의 코칭 전문가가 불교 신자라니 신기했다. 그는 30여년 전인 20대 후반에 400여권의 불교 서적을 읽으면서 불교철학에 심취하게 됐다고 했다. 내면의 힘을 중시하는 그의 리더십 코치 철학도 냉엄한 현실 속에서 자기 자신의 해탈(解脫)을 강조하는 부처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불교 사상에 심취하면서 나는 겉모습은 하얀데 속은 노란 계란 같은 사람이 됐어요.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그리고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려면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가 얻은 작은 깨달음이죠."
모조(mojo)가 뭐죠?
美 흑인들 소원·부적 담은 '작은 주머니'서 유래
에너지·매력으로 통용… 영화에 쓰여 유명해져
모조는 미국 흑인들의 토속 신앙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소원이나 부적을 담은 작은 주머니를 의미했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이후 흑인 문화가 주류로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만족감이나 심리적 활력을 뜻하는 속어로 쓰였다. 1997년 007을 패러디한 영화 '오스틴 파워(Austin Powers·사진)'에서 성적 에너지나 매력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쓰이면서 유명해졌다.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영어권에서 널리 통하는 단어가 됐다.
모조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직장·가정·학교에서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점이기도 하다. 골드스미스 박사는 모조를 '내면에서 우러나 밖으로 드러나고 확산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라고 정의한다.
모조는 자신의 정체성(identity)과 객관적 성취감(achievement), 나에 대한 평판(reputation), 그리고 현실에 대한 수용(acceptance)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이 네 가지가 서로 균형 있고 바람직하게 유지될 때 '모조가 높다'라고 할 수 있다.
15가지 '체크리스트'로 긍정의 힘 끌어내세요
익숙해진 생활의 관성을 깨고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골드스미스 박사는 "실천하기로 다짐한 항목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동료나 가족과 함께 매일 체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 자신도 매일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조선일보 독자들을 위해 내가 직접 이용하는 체크리스트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인터뷰 직후 자신의 체크리스트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골드스미스 박사의 체크 리스트를 보면 그의 변화 목표가 드러난다. 1~2번을 보면 자신의 일에서 행복과 의미를 끌어올리겠다는 결심이, 3~6번은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7~8번은 자신이 말하는 '똑똑한 사람들의 잘못된 습관'에 빠지지 않고 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9~12번과 15번은 건강 챙기기, 13~14번은 가족에 대한 애정과 관심과 관련된 항목이다.
그런데 친구나 동료, 가족과 함께 체크리스트를 이용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절대로 스스로든 남에게든 부정적 평가(negative feedback)를 내리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오늘 팔굽혀펴기 운동을 30개 했다고 하자. 그때는 "그것 갖고 되겠느냐"고 말하기보다는 "60살 먹은 사람치고는 상당히 잘했는데"라며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 부정적인 평가는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죄책감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는 "나 스스로 이런 체크리스트를 이용할 때와 하지 않을 때 효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날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변화의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내 안의 긍정적 변화의 힘, 즉 '모조(mojo)'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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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트콤 '더 오피스'서 배우는 리더십
직원들 마음 속까지 꿰뚫으며 강·약점 10가지는 쓸 수 있어야
미국의 인기 시트콤 '더 오피스(the office)'는 제지회사 사무실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각종 에피소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상사인 마이클은 늘 '세계 최고의 보스(world's best boss)'라는 문구가 새겨진 머그컵을 들고 다니면서 잘난 척을 해댄다.
실은 최악의 상사다. 온갖 일에 간섭하다 정작 책임질 때가 되면 오리발을 내민다. 그를 보면 "우리 조직에도 꼭 저런 상사가 있어"라며 손뼉 치며 공감하게 된다. 그는 치사하고 졸렬한 상사의 표본이다. 그가 정기적으로 하는 일 중 하나는 직원 이메일을 훔쳐보며 동향을 체크하는 것이다.
어느 날 변함없이 직원들 이메일을 본 마이클은 직원 생일파티에 자신만 소외된 사실을 알았다. 점심시간에 직원들을 찾아가 파티에 초대받으려고 온갖 애교를 떤다. 마이클의 이메일 엿보기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아서 한번 하기 시작하면 참을 수가 없다.
이 같은 부하 염탐은 세상 최고의 '찌질이' 상사 마이클만의 일은 아니다. 2004년 미국 경영협회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60%가 직원들의 이메일을 감독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사실 많은 관리자는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뭘 하는지 감시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내려 한다. 직원 중에 스파이를 심어 동향을 엿듣기도 한다.
- ▲ 미국 드라마‘더 오피스(Office)’의 치졸한 상사 마이클(왼쪽)과 직장 동료 토비(오른쪽). 왼쪽 사진은 마이클이 애지중지하는‘세계 최고의 보스’라고 적힌 머그컵이다. / NBC 제공
얼마 전 P중소기업 사장이 대학생들과 리더십 간담회를 가졌다. 인터넷 구두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 CEO가 맹랑한 질문을 했다. "부하들의 동향을 알고 싶으면 어떻게 합니까?" 사장은 "전체적인 동향은 파악하려 하지만, 특정 부하를 스파이로 심어서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시시콜콜 알아보려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게 하면 상사나 부하나 서로 피폐한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진짜 리더는 부하를 염탐하고 감시하기보다 관찰하고 통찰하려 노력한다. 부하의 표정이나 말투,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 그 마음상태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난 훌륭한 리더들의 공통점도 이것이었다. 동물적 본능이라고 할 만큼 직원들의 감정 상태를 잘 읽어냈다. 감시는 상사 본인을 위한 것이지만, 관찰은 부하와 조직을 위한 일이다.
조준래 비트플렉스 회장이 직원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구내 푸드코트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직원 7명이 각자 메뉴를 이미 주문했다. 그는 재미로 직원들이 뭘 시켰는지 맞혀 보겠다고 했다. 그 결과는? 100% 다 맞혔다. 평소 직원에 대한 관심과 관찰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척 보면 앱니다"라고 말하는 부채도사처럼 직원의 얼굴만 봐도 무슨 일이 있고 어떤 기분인지 알아챌 수 있어야 훌륭한 리더다. 반면에 둔감한 리더는 마음을 읽는 눈이 어둡다. 아예 직원들 마음이 어떤지 관심조차 없는 리더도 있다.
부하의 마음을 포착하는 것은 CEO의 본능이요, 의무이다. 공자는 칠십 평생 높은 벼슬자리 한번 못하고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녔다. 그런 그가 3000명에 가까운 제자를 키워낸 힘은 무엇일까? 바로 제자들에 대한 개별적 배려와 관심이었다. 그는 같은 질문에도 제자의 실력·성격에 따라 다르게 답했다. 제자 각각을 파악한 뒤 눈높이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한 것이다.
이런 세심한 관찰과 배려는 오늘날 리더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당신은 부하의 강점과 약점을 각각 10개 이상씩 쓰고 그 구체적 이유를 댈 수 있는가? 그저 나의 막연하고 추상적 느낌이 아닌 사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라. 부하의 강·약점은 물론이고 자신의 부하관찰 능력과 이해도를 알 수 있다.
관찰은 'sight'지만 통찰은 'insight'다. 내면의 본질까지 꿰뚫어 본다는 의미다. 부하를 관찰해라. 안되면 질문을 던져서라도 파악해라. 부하를 파악하고 통찰해야 리더십도 생긴다.
Q 직원들, 회사 상장한 후 예전처럼 의욕적으로 일하지 않는데…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1년 넘은 중소기업 CEO입니다. 상장 이후 직원들이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일하지 않는 것같아 고민스럽습니다.
우리사주를 가지고 있던 직원들이 상장 후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렸는데, 그 후부터 근무태도가 눈에 띄게 나태해지고 의욕도 없어 보입니다.
직원들을 다시 열정적으로 일하게 만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 우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상장까지 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사장님의 고민대로 이제부터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사장님 입장에선 직원들이 안주해버리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생각해 보세요. 직원들이 상장으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거뒀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평생을 보장할 정도의 돈은 아닐 겁니다. 돈 몇 푼 벌었다고 자신이 열정을 갖고 직접 키운 회사를 쉽게 떠나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을 보세요.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을 받았다고 회사를 떠나거나 일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있나요? 거의 없지요?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을 믿으세요.
■'넘버원' 비전으로 야후 제친 구글
그렇다면 왜 직원들은 열정적으로 일하지 않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목표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은 지금 새로운 목표와 자극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비전(vision)입니다. 사장님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직원들에게 적절한 새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기존의 목표를 이미 이뤘거나 비전이 부적당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수정해야 합니다.
'국내 업계 매출 5위권 진입' 같은 실적 중심의 목표도 좋고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이나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업' 같은 비전도 좋습니다. 새 목표를 세울 때는 가급적 많은 직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ps@chosun.com
글로벌 인터넷기업인 구글은 상장 직후만 하더라도 당시 라이벌이었던 야후를 따돌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직원들에게 '넘버 원 서치(search) 엔진'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당시엔 구글이 압도적 1등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죠. 하지만 구글의 창립자들은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비전과 열정을 심었습니다. 결국 이 같은 노력이 직원들의 열정을 이끌어 냈습니다.
유럽 최대의 전자업체인 필립스는 2000년대 초반의 경영 위기를 '센스 앤 심플리시티(sense and simplicity)'라는 비전으로 돌파했습니다. 복잡한 신기술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새 비전이었습니다. 명확하게 제시된 비전은 필립스가 어려움을 돌파하고 다시 글로벌 정상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새 비전과 체제에 맞는 새 피를 수혈하라
유능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하세요. 상장 이후엔 기업의 비전과 운영시스템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사람도 바뀌어야 합니다. 만일 사장님의 말씀대로 기존 직원들이 이미 한 차례 목표를 이뤄 나태해진 것이라면, 새로 들어오는 인사들이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인재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경제적 보상을 받으려는 의욕이 강하기 마련입니다. 이들을 조직 내부의 새 활력소로 활용하세요. 새 피는 기존의 피까지 맑게 합니다. 더구나 외부 인재와 기존 인재가 잘 융합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조직과 기술 혁신까지 이룰 수 있습니다.
연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방송용 셋톱박스 제조업체 휴맥스는 창업 이후 성장 단계별로 외부 인사를 영입해 조직의 활력을 꾀했습니다. 11년 전 창업한 인터넷포털 NHN 역시 지속적 신규 인재 확보 과정을 거쳐 연 매출 1조원대의 기업이 됐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존 창업 세대와 새 직원들 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율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은 사장님의 몫입니다. 신·구 세대 간 내분이 일어나면 새 피 수혈을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누군 저만큼 벌었는데…'불만 안 나오게 하라
직원들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뛰도록 하려면 자극이 필요합니다. 근무성과에 따른 보상만큼 좋은 자극은 없습니다. 대신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 기준이 명확하고 공정해야 합니다.
그동안 노력한 것에 비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가진 직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동료는 한 일에 비해 훨씬 큰돈을 벌었는데 나는 열심히 하고도 그 절반밖에 안 된다"는 식이죠. 이런 불만이 다시 생기면 조직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성과와 노력에 따라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하십시오.
직원들이 받을 보상을 스스로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목표관리제도(management by objective)를 도입해 보세요. 직원들에게 '내가 열심히 해서 이 정도 성과를 달성하면,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개개인별로 목표치와 보상액을 제시해 주십시오.
성과급 제도는 금액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조금씩이라도 능력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삼성전자도 작년 말 직원들에게 주요 사업부별, 사업부 내 소조직별, 직원 개인별로 차별화된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복지 제도로 사기 높인 듀폰
냉정해지는 것 못지않게 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제가 23년간 몸담은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은 직원들을 위한 각종 보험 제도를 만들어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회사의 재정 범위 내에서 가능한 복지 제도들을 검토해 보십시오. 직장 탁아소나 육아 지원 프로그램이 그 예죠. 30·40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슈들이니까요. 가족 동반 건강검진 지원이나 출산 휴가 보장 등은 비용 대비 직원 만족도가 높은 제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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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떠나는 CEO가 꼭 해야 할 5가지
당신이 퇴임을 앞둔 최고경영자(CEO)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대개는 중요한 경영상의 결정을 미루고 현상 유지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태도가 자칫 회사에 타격을 주거나, 후임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맥킨지는 떠나는 CEO가 꼭 해야 할 일 5가지를 제시했다.
① 하던 일은 마지막날까지 추진해라
미국의 한 하이테크 기업 CEO는 물러나기 몇 달 전부터 새 전략목표를 세우는 일에서 손을 뗐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온 새 CEO는 업무 파악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 결국 CEO가 교체되는 반 년 동안 이 회사는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졌다. 반면 미국의 대형 식음료 기업의 CEO는 경쟁업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퇴임하는 날까지 밀어붙였다. 후임자는 손쉽게 M&A를 성사시켰고 회사는 급성장했다. 경영권 교체기에 CEO의 행동이 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② 해야 할 인사를 미루지 마라
물러나는 CEO가 가장 피하려는 것이 인사다. 후임자의 고유 권한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후임자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한 물류회사 CEO는 퇴임 한 달 전 주력 사업부서의 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15년간 함께 일했던 부서장을 눈물을 머금고 잘랐다. 새 CEO 취임 후 주력사업부의 실적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③ 궂은일은 하고 가라
미국 운수회사의 CEO는 퇴임하기 직전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안을 시행했다. 취임 초 단행했던 구조조정만으론 후임자의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짐을 대신 떠안은 것이다.
④ 멋진 퇴임식에 대한 환상 버려라
최고경영자들은 성대한 퇴임 파티에서 멋진 퇴임사를 남기는 것을 꿈꾼다. CEO를 오래 했을수록 더 그렇다. 그러나 정말 훌륭한 CEO는 퇴임식 대신 1년 뒤 경영목표·계획을 짜기 위해 막판까지 후임자와 머리를 맞댄다.
⑤ 인적 네트워크를 물려줘라
물러나는 CEO는 새 리더에게 공식 채널을 통해선 알기 힘든 사람들을 소개해 줘야 한다. 장상수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장(전무)은 "국내외 CEO와 전문가, 회사 내 숨은 인재와 거래업체 임원 등 본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후임자에게 물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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