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이야기/부동산이야기

"집값·전셋값 계속 오르는데…" 지금 사야하나 더 기다려야하나

솔리스톤1 2009. 9. 16. 12:11

[가을 내집마련 전략]

최근 서울 수도권 일대 전셋값과 집값이 동반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특히 내년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집값이 더욱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이에따라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심지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자금사정,입지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을 사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개별 수요자 유형에 따른 주택투자전략을 분석했다.

◆ 무주택자
보금자리주택 물량 많아…내집마련 청약 느긋하게

정부가 지난달 2012년까지 서울 주변 그린벨트를 헐어 무주택자용 공공주택인 보금자리주택 60만채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분양가가 시세의 50~60% 수준에 불과할 만큼 저렴해 이른바 '강남권 반값 아파트'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 주택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여서 청약저축 가입자들에게 청약 기회가 돌아간다. 물량도 풍부하기 때문에 청약저축에 오랫동안 가입해 온 무주택자라면 느긋한 마음으로 청약을 기다리면 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최소 청약저축 납입횟수가 100회 이상인 무주택자라면 굳이 내집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다음 달 사전예약제 방식으로 청약 접수할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서 떨어지더라도 앞으로 나올 물량이 많기 때문에 무주택 지위를 유지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려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또 "청약저축 납입횟수가 적은 신혼부부의 경우 근로자 · 자영업자 생애최초 특별공급이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을 활용한 청약도 좋은 전략"이라며 "다만 이들 특별공급의 경우 자격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미리 자신이 조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투자자는
역세권이나 호재 있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노려볼만

청약저축에 가입돼 있지 않거나 유주택자인 경우 보금자리주택은 아예 관계가 없는 상품이다. 투자 목적의 매수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도권 일대 유망 재건축·재개발 단지나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은 결국 민간 부문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많이 올랐다고는 하나 교통이 편리한 서울 역세권이나 앞으로 지하철 개통,고속도로 건설 등 개발호재가 있는 수도권 재개발·재건축단지 및 미분양 주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매수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도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철저하게 실수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최소 1000세대 이상 대단지로 중소형과 중대형이 골고루 분포돼 있고 1시간 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이라면 매수하더라도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 일대 재개발 지분 투자도 노려볼 만하다. 고 지점장은 "강북 지역은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다가구 지분에 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사업 속도가 빠른 지역을 골라 전세나 대출을 끼고 투자한다면 2억~3억원의 자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이 많다"고 했다.

◆ 언제 팔까
입지 좋으면 보유…나쁘면 유망지역으로 옮기는게 유리

차익실현 등을 위해 매도하려는 투자자의 경우 먼저 물건에 대한 입지 분석부터 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경기회복이 되더라도 지역이나 입지에 따른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올 상반기 가격 상승폭이 컸던 강남구 개포주공이나 서초구 반포주공과 같은 핵심지역의 경우 인근 비슷한 아파트의 가격과 비교해 볼 때 재건축 이후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와 같은 물건이라면 재건축이 끝날 때까지 갖고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또 "같은 강남이라도 단지 규모가 작거나 호재가 없는 기존 아파트의 경우 상승폭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들 아파트는 적당한 시기에 매각해 돈을 좀 더 주고서라도 핵심 지역으로 옮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갈아타기는
중소형·중대형 가격차 줄어…'집 넓혀가기' 지금이 적기

최근 중대형보다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중소형과 중대형의 가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태다. 이 기회를 활용해 집을 넓히고자 하는 실수요자라면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사실 중대형 아파트는 2000년 초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다가 2005년 종부세가 부과되고 9억원에서 6억원 초과로 대상이 확대 시행되면서 그 기세가 꺾였다. 아울러 작년 말 금융위기로 인해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과 조세 부담을 이기지 못한 중대형 주택의 매력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가 작년 말부터 1세대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상향조정(6억원→9억원)하고 고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도 완화하면서 중대형 주택에 대한 메리트가 되살아났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최근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급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전셋값이 오르다 보니 전세 수요가 매수세로 전환돼 중소형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또 "중대형은 아직도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라며 "중소형에 살고 있는 실수요자로서 여유자금이 있다면 이때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