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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공간과 인테리어 블랙&화이트로 구조변경한 30평대 주상복합아파트

솔리스톤1 2018. 11. 3. 12:07

컬러와 구조를 바꾸고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오래된 30평대 주상복합아파트가 좋아졌다.

구조를 변경해 효율성을 높인 30평대 주상복합아파트
과감한 구조 변경으로 데드스페이스 살려내기 가벽과 공간 구획으로 편안해진 동선 슬라이딩 도어로 룸 디바이딩

수납공간을 확보해 더 넓어진 집
수납이 잘된 집에서 실현하는 미니멀 라이프 공간의 목적 설정하기 아이만의 공간 만들어주기

답답하지 않은 블랙 인테리어
컬러로 완성하는 취향 만족 인테리어 블랙&화이트 극대비로 공간에 숨 불어넣기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춘 구조 변경 

5년 차 맞벌이 부부가 결혼 후 두 번째 마련한 집이자 ‘진짜 내 집’이다. 아이가 생긴 후 부인인 최윤이 씨가 육아에 전념하기로 결정하면서 삶의 형태를 달리하기로 했다. 굳이 마포구에서 살 이유가 없었다. 기준은 출근하는 쪽의 편의였다. 남편 최세영 씨의 회사가 가까운 곳으로 거처를 정했다. 12년 된 주상복합아파트가 이들의 새 둥지가 됐다. 윤이 씨 가족이 용산구로 거처를 옮긴 지는 반 년쯤 됐다. 삶의 편의를 위해 주상복합아파트를 선택했다. 33평은 이들 가족이 불편함 없이 지낼 만한 크기다. 그러나 대체로 주거 공간은 평수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사람이 편히 지낼 수 있는 동선으로 만들어놓은 집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집이 있다. 윤이 씨네는 후자였다. 크랙 때문에 내려앉은 천장도 문제였고, 부부의 취향과 맞지 않는 인테리어 마감 자재도 맘에 걸렸다. “공간 하나하나가 우리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였으면 했어요. 애정이 가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요.” 20개월 된 딸 수인이가 커 나갈 집이기도 했다. 성장 공간이 멀끔했으면 하는 게 엄마의 또 다른 마음이었다.

인테리어를 맡은 817 디자인스튜디오는 먼저 오래 집에서 머무는 윤이 씨의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주방을 겸한 다이닝 공간이 그것. 기존의 좁은 주방을 모두 뜯어냈고, 현관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주방을 하나의 매스로 최대한 넓게 만들었다. 기존의 주방에 딸린 작은 창은 빌트인 시스템으로 덮었다. “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하나는 포기해야죠. 저는 디자인에 더 무게를 뒀어요.” 그녀의 확실한 의사결정에 따라 주방에 넓은 테이블을 둘 자리가 생겼다. 손님을 초대하기에도 좋고, 부부가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거실에 있는 아이와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편하다. 다음으로 신경 쓴 건 주방 오른편에 위치한 방 2개. 문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구조였다. 817 디자인스튜디오는 이 2개의 방을 허물어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하되, 주방과 공간이 구분되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달 것을 제안했다. 오른쪽 방은 부부의 침실, 왼쪽 방은 드레스 룸으로 구획했다.

1 빌트인 냉장고와 오븐, 커피 머신 등이 위치한 곳은 기존의 좁은 주방이 있던 자리다. 넓은 조리 공간과 다이닝 공간을 위해 구조를 완전히 바꿨다. 빌트인 식기세척기는 밀레, 냉장고는 LG, 커피 머신은 가게나우. 테이블 위 조명은 ‘Here comes the sun’. 2 주방 우측에 위치한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오른쪽으로 안방이 등장한다.
주방 우측에 위치한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오른쪽으로 안방이 등장한다.

수납공간 확보로 더 넓어진 집 

30평대 아파트가 인테리어를 진행해도 좀처럼 티 나기 어려운 이유는 짐을 둘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있는 짐을 모두 버릴 수는 없다. 미니멀 라이프는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일 뿐. 그 대신 수납을 잘하면 된다. 윤이 씨는 짐을 버릴 수가 없었다. 부부는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옷을 무척 아꼈다. 그래서 817디자인스튜디오는 수납에 공을 들였다. 드레스 룸은 사면을 둘러 수납장을 짜 넣고, 비교적 넓은 현관 진입로에도 수납장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흉물스럽게 놓여 있던 보일러를 감출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일상은 어느 정도 미니멀 라이프에 가까워졌다. 짐을 잘 보관해둘 공간을 확보하자 수인이가 충분히 뛰놀 공간이 생겼고, 엄마는 편하게 휴식을 즐길 여유가 생겼다.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드레스 룸의 사면에 옷장을 짜 넣었다.
1 안방에서 드레스 룸으로 통하는 길. 마주 보고 있던 문을 떼어내고 두 공간이 연결되도록 구조를 변경했다. 2 현관 앞 전실 역시 수납공간으로 꾸몄다.

공간 구획으로 만드는 정돈된 삶

수납공간을 늘리는 작업은 아이 방에도 적용됐다. 수납공간을 확보하기에 앞서, 먼저 안방과 작은 방에 확실한 구분을 뒀다. 아이가 있는 집에선 공간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물건은 대부분 거실과 안방에 놓인다. 당연히 정리와는 거리가 먼 집이 된다. 정리의 달인이 와도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어쩔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다. 바로 공간 구획이다. 아이의 방에 장난감과 충분한 놀이 공간을 만들어주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수납이 가능한 가벽 공간에 예쁜 벽체를 만들었다. 

구석구석 수납 요소를 강화하다 보니 거실이 한결 깔끔해졌다. 블랙을 베이스로 한 주방과 현관을 마주 보고 있는 거실은 화이트로 배치해 비교적 밝은 분위기다. 크랙으로 무너져 내린 천장을 뜯어내자 30cm 남짓 층고가 높아졌다. 천장을 덮는 대신 상업 공간에서 주로 쓰이는 노출 천장을 실현해 취향은 살리면서 개방감은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답답하지 않은 블랙 인테리어

5년 반이나 연애를 했던 연인이 결혼까지 결심하게 된 데는 공통 취향이란 요소가 있었다. 두 사람 다 시크하고 모던한 분위기의 블랙을 무척 좋아했다. 20개월 된 수인이도 엄마 아빠의 취향을 닮았는지 모노톤의 옷과 장난감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부부는 블랙과 그레이를 메인 컬러로 하는 인테리어를 꿈꿨다. 817 디자인스튜디오의 고효정 팀장은 블랙 톤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블랙을 주색으로 쓰는 인테리어 케이스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에서 집 안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지거나 답답해 보일 수 있다는 위협 요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컬러가 무거우면 거실이 좁아 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 지점에서 망설이는 분들이 많아요.” 부부는 블랙을 메인 컬러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취향이라는 확실한 축이 있으니 공간을 풀어나가는 게 좀 더 쉬웠다. 현관과 거실, 주방의 주조색을 블랙으로 통일했다. 그 대신 현관의 다른 쪽 벽면을 화이트로 마감했다. 극대비를 주는 방법으로 자칫 답답해질 수 있는 공간에 숨통을 틔워준 것. 바닥은 겉면에 석재의 텍스처가 그대로 살아 있는 포슬린 타일로 마감했다. 아이들에게 위험할까 걱정돼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윤이 씨는 오히려 아이가 미끄러지지 않아 좋다고 한다.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나 어른들이 오셨을 때도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단정한 데다 아이가 다칠 만한 공간이 없다고요.” 평가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주변의 동의까지 얻은 부부는 그들의 선택에 더 확신이 생겼다. 인테리어 요소들을 하나하나 선택하며 집을 꾸몄듯. 이들은 앞으로도 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집을 고쳐본 사람들은 다른 어떤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도 ‘정답은 없으니까 우리 좋을 대로 하자’고 말하기가 조금 더 쉽지 않을까. 어쨌거나 내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블랙 인테리어와 맞닿는 일부 면에 화이트로 극대비를 주면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1 블랙을 좋아하는 부부의 취향을 반영해 욕실 역시 블랙과 그레이 톤으로 완성했다. 2 러프한 마블 무늬의 주방 상판부터 작은 소품들까지 컬러를 절제하는 방법으로 전체 공간의 톤&무드를 완성했다.
현관에서부터 주방으로 이어지는 매스를 블랙으로 통일해 집 전체의 톤을 완성했다.
모노톤으로 꾸민 아이의 방. 초콜릿과 아이보리 컬러를 배치해 부드러운 느낌을 가미했다. 아이의 장난감들은 박공지붕 모양의 구조물 옆 빈 공간에 보관한다.
20개월 된 수인이는 놀이방인 이곳을 무척 맘에 들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