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집 인테리어/한옥·백토·황토·흙집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가족과 오붓한 하룻밤,실용공간과 한옥의미가어우러진현대식.솔리스톤,백토,규조토

솔리스톤1 2014. 2. 14. 14:23

 

 

한옥의 재발견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가족과 오붓한 하룻밤

여기저기 수소문해 찾아낸 한옥펜션이 두동 치술령 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두동면 만화리에 위치한 울산한옥펜션을 비롯해 이웃 경주의 괜찮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한옥 커피전문점을 소개한다.  
 

   
 
#울산한옥펜션 
 
울산한옥펜션은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에 위치해 있다. 치술령 은을암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길목에서 왼쪽으로 보면 한옥집이 여러 채 있는데, 그 중에 한옥펜션도 있다.  
 
한옥펜션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곳은 오래된 한옥을 그대로 가져와 지은 한옥으로 큰채, 사랑채, 마당, 정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큰채는 황토방이 4개며, 대청마루, 현대식 주방과 화장실이 있고, 사랑채는 방이 3개다.  
 
마당에는 돌로 된 의자와 나무를 깎아 만든 의자를 두었고, 야외에서 식사와 바비큐 파티를 열 수도 있다. 
   
마당 옆에는 2층으로 된 정자가 마련돼 있어 이곳에서 치술령을 바라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쪽에 있는 작은 연못과 연못에 피어있는 부레옥잠도 한옥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 이곳의 주인장은 가을비가 내리는 날 한옥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머무르는 것은 세상 어느 호텔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감성이라고 소개한다.  
 
   
 
#경주의 한옥호텔 ‘라궁’ 
 
한옥의 정취와 현대적인 호텔 서비스를 접목시킨 한옥 호텔 라궁은 ‘신라의 왕궁’이라는 이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압도적인 화려함으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우거진 수풀을 등지고 라궁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전통 가옥이 방문객을 반긴다. 정문에서 한옥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시간을 거슬러가는 느낌이다. 라궁은 기와지붕과 대청마루 등 한옥 고유의 양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객실 내부에는 고풍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고가구를 배치해 전통 분위기를 살렸다. 뿐만 아니라 침대와 소파, TV 등의 현대식 가구와 가전제품도 있어 모던과 전통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라궁의 객실은 크기에 따라 스위트 한옥 객실과 로열 스위트 한옥 객실로 나뉘며, 형태에 따라서는 누마루형과 마당형으로 나눌 수 있다. 두 객실 모두 온돌방, 침실, 거실, 마당, 노천탕, 화장실, 샤워실, 현관으로 이뤄진 대규모 객실이다. 단 누마루형 객실은 온돌방에 누마루를 연결해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꾸몄으며, 마당형 객실에는 누마루 대신 마루가 자리하고 있다. 
 
뒤편에 위치한 후원은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은 투숙객을 위한 개인 산책로로, 작지만 운치 있는 길을 걸으며 연못에 비친 달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신라의 왕족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든다. 누마루에서 후원이 내다보이는 객실도 있다고 하니, 객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도 후원의 야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예약 전 반드시 문의해볼 것. 
 
   
 
#한옥 게스트하우스 ‘사랑채’와 ‘풍정’ 
 
경주에 사는 사람에게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해 달라고 하니 바로 ‘사랑채’를 말했다. 사랑채는 배낭여행자의 인기 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 추천 게스트하우스로 소개될 정도고, 지난해 전체 숙박관광객 중 55%(6,400명)가 외국인이었다. 사랑채는 한국의 전통적인 집 구조인 ‘ㅁ’자 모양으로 된 한옥으로 별채, 사랑방, 우물 등 옛 모습이 그대로 갖춰져 있어 외국인뿐 아니라 가족단위의 내국인도 많이 찾는다. 무엇보다 사랑채 게스트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한옥 호텔이나 한옥 펜션에 비해 저렴한 가격. 1년 365일 동일한 요금으로 4인 가족실이 5만원, 2인 한실이 3만 5,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풍정’도 경주에서 유명한 한옥 게스트하우스다. 고택의 느낌은 덜하지만 중택 규모로 한옥의 정서를 느끼기에 좋다. 밤이 되면 마당에서 스크린을 내려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여러 블로그 후기를 보면 외갓집에 며칠 놀러간 기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옥 커피숍 
 
한옥에서 하루 묵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한옥 커피전문점도 좋다. 최근 경주에는 유명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가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경주에 한국적인 건축 방식에 맞춰 인테리어 한 한옥매장 ‘보불로점’을 오픈했다.  
 
할리스커피 보불로점이 들어선 경주 하동의 보불로는 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보문단지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국사를 잇는 아름다운 거리로 유명하다.  
 
할리스커피는 이러한 경주 고유의 지역 분위기와 보불로점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목조를 활용하고 지붕에 기와를 쌓아 올려 한옥의 멋을 살렸다. 뿐만 아니라 한글 간판을 사용하고 바리스타 공간을 제외한 모든 벽에 넓은 창호문을 배치함으로써 커피를 즐기며 주변 자연경관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옥의 미와 실 공간이 돋보이는 현대식한옥

 

 

무수히 많은 집을 지어왔음에도 매번 새롭고 경이로운 것은 하나의 집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이다.
터에 착상하여 기둥이 서고, 지붕이 덮이는 과정.
살이 붙고, 창과 문이 나고, 동맥과 정맥이 흐르듯 배선이 깔리고, 천장이 생기고, 벽체에 곱게 분을 바른 후의 느낌.
색깔을 갈아입는 집의 변화는 한 인간의 성장 과정을 보는 듯하다.
그것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건축주와 시공사가
조율하고, 시공사와 각 공정별 자재 시공 업체가 호흡을 맞추어야 하며, 각 공정은 책임자와 일꾼들이 손발을 맞추어야살림집으로 맞춤한 집이 태어나는 것이다.

- 건축가의 말

 

 

[현관문을 열면 처마 밑 두 개의 원기둥 사이로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수원에 거주하는 건축주는 퇴직한 후 귀촌하고자 강릉에 집터를 마련했다. 상담할 때 첫 질문

은“언제쯤 집을 지으면 좋을까요”
였다. 바깥주인은“퇴직하는 5년 뒤에나 집을 지으려고 했는데, 그때까지 기다리며 이렇게 풀만 뽑다 보니 세월이 다가요. 마음먹었을 때 집을 지어 하나씩 가꾸면서 적응해 나가는 게 좋겠지요”라고 말했다. 이말에 안주인이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그렇게 해서 건축주 부부는 행인 흙건축에서 설계·시공한 2010년 용인시 양지면 집부터 2012년 김포시 대곶면 집까지 세세하게 둘러보고 집을 짓기로 했다.

 

 

[둥근 하늘과 완만한 산세의 흐름을 받아 안은 처마 선이 한옥의 미를 뽐낸다.]
    
한옥의 여백미와 실용 공간

현장을 방문하니 2310.0㎡(698.7평) 터에 석축공사를 비롯해 3단으로부지를 조성한 상태였다. 초입엔 주말에 내려와 가꾼 텃밭이 풍성했다.
도로에 접한 하단은 텃밭으로 하고, 계곡과 가까운 상단은 남겨두고, 중간 터 위쪽에 택지를 정했다.
평면은 거실을 중심으로 터 안쪽인 좌측에 황토 침대(침실), 안방(구들방), 드레스룸, 화장실 등을 갖춘 부부 공간을 배치하고, 그 우측에 주방과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ㄱ’자 전면 현관 옆으로 손님방과 툇마루를 배치하고, 주방과 손님방 사이에 간이식당을 배치했다. 간이식당은 안주인의 간곡한 요청으로 바닥을 낮춰 방바닥에 걸터앉는 일식日食집의 룸 형태를 취했다.

 

 

[자연과 이웃과 소통하는 현관 옆 툇마루.]

거실 전면에서 간이식당 옆을 거쳐 툇마루로 연결되도록 쪽마루를 설치했다. 거실 후면에도 한식韓式창을 내고, 그 뒤
에 쪽마루를 설치했다. 토방은 화강암 경계석과 판석으로 집의 안정감을 높이기로 했다. 건축비용을 조율하면서 겹처마에서 홑처마로, 계자난간 누마루에서 난간이 없는 툇마루로 사양을 조정했다.

 

 

[거실은 천장을 오량으로 짜고 벽면 하단과 포인트 벽을 낙엽송으로 꾸몄다.]

양반가의 품격을 꿈꾸다 욕심을 조금 덜어낸 살림집으로 현대 한옥이 탄생했다.
이처럼 처음엔 보고 듣고 한 모든 것을 담아내고자 하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은 주인의 성정을 닮아가는 모양이다.

 

 

[거실 앞에서 간이식당 앞까지 이어지는 쪽마루.]

건축주 부부는 이 집을 5년 후의 퇴직을 준비하며 지었기에, 당분간 주말주택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그래서 살림집을 기본 원칙으로 하면서주말주택으로 지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능도 필요한 집이다. 터 안쪽으로 부부 공간을 마련하고 거실을 중심으로 출입구 전면에 손님방과툇마루를 둔 이유이다.

 

 

[주방과 손님방 사이에 배치한 간이식당.]

이 집의 특징 중 하나는 안주인이 손님을 치를 때 거실에 상을 차리는것이 아니라 마루에 걸터앉듯 음식과 차를 나누는 간이식당이다. 방바닥에서 의자 높이 정도 내려 바닥을 만들고 난방 시설을 갖춰 목재로마감했다. 손님이 많을 경우 가운데에 놓인 세 개의 탁자를 치우고 접이식 판재를 깔면 방으로 변한다.

 

 

[전통미와 현대미를 접목한 주방/식당]

 

 

[주방과 손님방 사이에 배치한 간이식당.]

안주인의 요구에 맞춰 처음으로 시도한 이러한 공간은 시공 과정에서 시공 팀과의 조율에 애를 먹는다. 우선 기초공사를 할 때 번거롭고, 난방 배관공사에 세심한 주의와 배려가 필요하다. 6.6㎡(1.9평) 남짓한 공간 외벽에 채광과 전망을 위한 한식 창(앉을 때 손을 얹을 수 있는 높이로 새시 이중 창과 세살 목창으로 구성), 복도 쪽 손님방과 주방 쪽에서 출입하는 두 면 전체의 네 짝 미닫이문, 방바닥 아래로 내려간 부분의 벽과 바닥 마감, 등을 기댈 수 있는 벽면의 목재 마감 그리고 식탁, 좌탁, 침실로 이용하기 위한 덮개 등 그 비용과 과정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 작은 공간은 건축주 부부가 집을 지은 후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곳이자, 손님을 치르면서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다.

 

 

 

[창호는 삼중으로 우드 새시 이중 창호에다 세살 목창을 결합했다.]

만약 시공사가 과정의 어려움을 들어가며 못하겠다고 했으면, 건축주 부부의 아쉬움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이렇듯 보이는 집의 모습은 비슷비슷할지 모르나, 집 하나하나엔 건축주의 숨결이 살아 있고 시공사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는 것이다.

 

 

[황토 침대와 구들방으로 꾸민 안방]

 

 

[전면 현관 옆에 배치한 손님방.]

과정이 결과를 말한다
3월부터 시작한 공사는 5월 말 황토 미장공사와 토방공사까지 끝내고 중단했다가 8월 중순에 재개해 9월 초에 마감했다. 입주가 급하지 않았기에 행인흙건축에서 금산주택을 시공하기를 기다렸다가 마감했기 때문이다.
건축 기간 건축주 부부가 현장을 찾은 건 채 열 번이 넘지 않았다. 직장관계로 주말에만 방문할 수 있는 데다, 또한 주말에 일이 생기면 한 주를 건너뛰어야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일을 시공사에서 맡아 달라고 이야기했으며, 현장을 지켜볼 수 없기에 꼼꼼한 사전 조율을 거쳤다. 모든 것을 위임받은 시공사는 시공사로서만이 아니라 건축주의 몫까지 해내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

 

 

 

[편리성과 기능성이 돋보이는 처마 밑 쪽마루와 자갈]

일상적인 현장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니 먼저 시공한 일들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곤 한다. 또한, 소소하게 장독대나 가마솥 걸이, 빨래대나 주변 정리 등 건축주가 살면서 할 일들까지 시공사에 요구되기도 한다. 그래서 마감은 언제나 지루하고 힘들기 마련이다. 누구에게 딱히 시키기도 어려운 일들이라 직접 감당할 수밖에 없다. 크게 돈을 들이지 않는 일이라면, 내 몸을 움직여 사는 집처럼 꾸미고 싶은 욕심 또한 작용하는 법이다.
공사 막바지, 외부 배관·배선공사와 주변 정리 기간 내내 비가 내렸다. 파헤쳐져 질퍽거리는 땅에 발이 빠졌다. 우수관, 오수관, 지중 전기매설은 연결과 고정을 잘해야 흙을 되메울 때 가라앉지 않는다. 맨발로삽을 들고 구덩이에 들어가 돌과 흙으로 고정하는데 건축주가 이 모습을 봤다. 어떤 말이 더 필요할까.
믿고 맡기는 건축주의 마음이 얼마나 조마조마한지 잘 안다. 그 책임을다해야 하는 시공사 또한 얼마나 노심초사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 서로의 마음이 통할 때 만족감은 배가 될 터이다.

 

 

[편리성과 기능성이 돋보이는 처마 밑 쪽마루와 자갈]

터나 집이나 사람을 그냥 받아 주지 않아
바깥주인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폭우 때 계곡의 범람과 집 우측 산자락 경사면에서 흘러내리는 토사 문제이다. 몇 년 전 땅을 사들여 자연석 쌓기로 택지와 농토를 구획한 터라, 그 기반 위에 집터를 정하고 집을 짓자니 주변에 손 볼 일들이 생겨난 것이다. 경사면은 초봄에 망을 치고 개나리를 천여 그루 이식했는데, 일부 지반에서 물이 나오며 토사가 흘러내려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뒤 계곡은 물의 흐름을 트고 둑을 보완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걱정은 많은데 어찌 손을 쓸 수 없다.

 

 

[거실 후면에도 한식 창을 내고, 그 뒤에 쪽마루를 설치했다.]

주말에 내려와 풀을 뽑고, 330.0㎡(99.8평) 텃밭을 가꾸는 일만으로도 벅차다. 밤에는 무섭기도 하다. 바쁠 때 한 주 건너뛰면 마음만 앞서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이놈의 집이 휴식처가 아니라 짐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은 떠날 것이고 결국 도시로 회귀할 것이다. 하지만 그 기간을 준비로, 일상으로,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퇴직할 무렵 집은 이미 오래 묵은 고향집처럼 친숙해질 것이다.

 

 

[화강암 경계석과 판석으로 만든 토방 위에 정갈하게 앉힌 현대 한옥]

바깥주인의 휴가 기간에 맞춰 기자와 함께 취재를 간 날 한정식집 요리 저리 가라 하게 점심상이 나왔다. 직접 담은 고추장으로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의 무침과 볶음 그리고 튀김으로 한 상을 이뤘다. 보통 집 짓고 나면 정원 가꾸기에 여념이 없는데, 건축주 부부는 텃밭 농사에 더 많은 애정과 노력을 쏟았다. 수원에서 강릉까지, 주말 농사로 풍성한 밭을 이루기가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그건 아마도 마음자리 집이 있으니 가능한 일일 게다.

 

 

[계곡 옆 정자나무 그늘에서 바라본 현대 한옥]

한 마디 보탰다.“ 터나 집이나 사람을 그냥 받아주지 않는다”고.“ 사람의 손길과 발자국에 뭍짐승, 날짐승들과 경계가 생기고, 물길이 닦이며, 무서움이 사라지는 때가 온다”고. 한 해 한 해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텃밭의 풀을 뽑을 때 도시적 욕망을 내려놓고 세월에 얹혀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田  출처; 전원주택 라이프

집을 볼 땐 집만 보지 말고, 집을 짓는 사람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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