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집 인테리어/한옥·백토·황토·흙집

99칸 정승집 부럽지 않을 저렴하고 따뜻한 나만의 한옥

솔리스톤1 2013. 5. 27. 22:26

한옥, 저렴하고 따뜻해지다.. 99칸 정승집 부럽지 않소…3.3㎡당 600만원 나만의 한옥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들어선 지하 1층, 지상 1층(다락방 포함) 89㎡형의 신한옥. 올해 초 공사를 시작해 최근 완공됐다.

 

건축비가 3.3㎡당 800만원 정도로 총 2억 2000여만원이 들었다. 지하와 다락방을 갖춰 일반 신한옥(3.3㎡당 600만원 선)에 비해 공사비가 많이 든 편이지만 전통한옥의 60~70% 수준이다. 전통한옥에 비해 공사 기간이나 건축비를 줄일 수 있었던 건 벽체 등을 공장에서 만든 뒤 현장에 가져와 조립했기 때문이다. 지붕은 전통 방식대로 건축했다. [사진 하루한옥]

서울 강동구에 사는 장모(58)씨는 몇 해 전 상속받은 낡은 단독주택을 헐고 132㎡ 정도의 한옥(韓屋)을 짓기 위해 최근 한옥 전문 건설회사를 찾았다. 한옥은 겨울에 춥다며 주변에서 말렸지만 상담을 받은 뒤 장씨는 한옥을 짓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단열이나 평면이 과거 한옥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담을 한 건설회사 측도 “요즘 짓는 한옥은 신소재 단열재 등으로 성능이 과거 전통한옥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건축비도 일반 단독주택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장씨는 한옥에 앞서 일반 단독주택 견적도 받아봤지만 한옥 건축비는 예상과 달리 일반 주택보다 1000만원 정도 비싼 2억6000만원 선이었다. 그는 “이 정도 차이라면 한옥을 지을 만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지가 전해 주는 아늑함의 안방, 시원한 대청마루, 사계절 달라지는 처마 밑 풍경. 바로 한옥의 멋이다. 최근 한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실제로 한옥을 짓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옥 전문 건설회사인 하루한옥 박재원 대표는 “최근 한 달에 100여 건씩 견적의뢰가 들어오고, 이 중 10여 건씩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한옥 수도 급증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한옥(상업용 한옥 포함)은 2008년 5만5000여 가구에서 2011년에는 8만9000여 가구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약 1만 가구가 신축된 것으로 추산된다.

(맨 위) 대지면적 132㎡에 건축면적 89㎡형으로 지으면서 작은 정원을 꾸밀 수 있는 마당을 조성했다. (가운데) 신한옥은 전통한옥과 달리 주방이나 화장실을 집 안에 들여 생활이 편리하도록 했다. (아래) 일반 주택처럼 다락방이 설치돼 휴식 공간이나 서재·수납 공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옥마을도 전국 곳곳에 들어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한옥마을을 조성할 계획이고, 경기지방공사는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한옥촌을 만든다. 서울시는 은평뉴타운에 한옥촌을 개발 중이다. 민간업체들도 나서 하루한옥과 설악한옥주택도 경기도 가평군에서 각각 147가구와 10가구 규모의 한옥마을을 건설 중이다.

 상당한 돈이 있어야 지을 수 있던 한옥이 확산되는 것은 건축비를 낮춰 대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벽체·지붕·창호 등 한옥의 주요 구조물 대부분을 공장에서 부품화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모듈러 공법) 같은 신기술 덕에 건축비가 낮아지고 성능은 좋아지고 있다.

 한옥은 그동안 3.3㎡당 1000만원이 넘는 비싼 건축비 탓에 일반인들이 짓기 어려웠다. 아파트나 단독주택 건축 비용의 두 배 이상 들어갔다. 건축 기간이 길고 인건비가 비싼 탓이다. 실제로 2011년 5월 완공된 국회 내 전통 한옥 ‘사랑재’의 공사비는 36억6000만원으로 3.3㎡당 1440만원에 이른다. 국토부가 산정한 아파트 기본형 건축비(3.3㎡당 418만~432만원)의 세 배가 넘는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한옥은 공사비가 3.3㎡당 500만~6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주택과 거의 차이가 없다. 지난해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이 모듈러 공법으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 지은 한옥 건축비는 3.3㎡당 600만원대였다. 공사 기간도 15일 남짓. 넉넉히 잡아도 한 달이면 충분하다. .. 건축비가 내려도 단열 등 주택 성능이나 주거 편의성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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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지원 전임연구원은 “한옥의 멋을 유지한 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평면을 구성하고 신소재 단열재 등으로 성능을 높인 한옥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무·돌·기와 등 한옥의 기본 재료를 사용하면서 내부 자재는 최신 건축자재를 사용해 주거 편의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신소재와 신공법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더 좋아질 전망이다.

 최근엔 공장에서 한옥을 통째로 만든 뒤 현장에 옮기는 유닛모듈 공법도 개발됐다. 전체 공정의 80%를 공장에서 조립하고 현장에선 지붕을 씌우고 바닥을 고정하는 정도로 공사기간은 단 3일이면 충분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이 방식으로 시험 제작한 한옥의 공사비는 3.3㎡당 500만원대다. 연구원의 미래건축연구실 이창재 박사는 “유닛모듈 한옥의 성능은 수작업으로 공사한 전통한옥을 크게 앞서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한옥 건축 문턱이 낮아졌지만 아직은 일반 주택 수요자가 다가가기에 불편함이 있다. 한옥에 입주하려면 도심이나 공공택지의 단독주택용지를 매입한 뒤 한옥 전문 건설회사에 의뢰해 신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아파트처럼 건설회사 등이 한꺼번에 여러 채를 공급하는 한옥은 아직 그 수가 적다. 특히 공급 물량 대부분이 땅 구하기가 쉬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 있어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렇더라도 한옥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옥을 꿈꾸는 주택 수요가 적지 않아서다.

 

지난해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실시한 ‘한옥 HGD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옥 구매 의사가 있는 응답자의 90%는 “한옥을 별장 등이 아닌 실거주용으로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다. HGD 조사는 조사 대상자들을 실제 현장으로 불러 심층 토론을 거쳐 의견을 조사하는 기법이다. 이 조사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40~60대 300명 중 한옥 구매 의향이 있는 30명을 선정해 실시했다.

 이 때문에 아직 미흡한 건축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제도적 미비점이 보완된다면 한옥 대중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모듈러·유닛모듈 공법을 적용한 한옥은 산업·표준화로 독창성을 갖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한옥기술개발연구단 김상협 연구원은 “단조로운 평면을 다양화하고 정체성을 잃지 않는 수준에서 나무 등 건축자재를 신소재로 대체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적 산정 기준(일반 주택과 달리 처마 끝에서 1.5m 안쪽부터 계산), 분양 방식(20가구가 넘으면 청약 절차 밟아야) 등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주택용 한옥은 현재 연간 1000여 가구가 신축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옥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고 이 같은 한옥 시장은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