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집 인테리어/한옥·백토·황토·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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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스톤1 2011. 6. 16. 11:02

한옥의 멋을 느껴 보세요

고즈넉한 도심 속 한옥의 매력을 담은 윈인테리어 심정주 대표의 집

창경궁 후원과 담벼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일까? 서울 도심 안에 이렇게 고요하고 편안함이 깃든 동네가 있나 싶다. 어린 시절 추억이 펼쳐지는 듯한 키 낮은 집들이 위치한 골목길, 그 안에서 만난 윈인테리어 심정주 대표의 취향이 담긴 한옥 이야기.



오래된 한옥 두 필지를 구입해 주춧돌만 남기는 대공사로 그녀의 취향에 맞게 재탄생된 한옥. 두 채를 이은 덕분에 집과 집 사이 손바닥만 한 하늘이 담긴 작은 마당이 생겼다.
심 대표는 수시로 마당에 나와 햇살과 창경궁 비원의 풍치를 담은 바람을 만끽한다.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마음의 여유는 더없이 크다. 

 



심정주 대표의 한옥 거실은 전통 한옥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하얗게 회칠한 목재부터 아이보리 컬러의 대리석 바닥, 염색한 듯한 수입 섬유벽지, 클래식한 가구 등. 전통만을 고집하기보다 그녀의 생활 스타일과 취향을 담아 변형한 한옥은 현실성을 띠며 더욱 독특한 멋을 발한다. 


거실 쪽 한옥과 침실 쪽 한옥을 잇는 ㄱ자 복도의 모습. 왼쪽은 유리 새시로 처리해 열 손실을 막고 오른쪽에는 신발장을 만들어 수납 효과를 높였다. 


(왼쪽 위) 거실 곳곳에 여러 나라를 여행 다니며 모은 소품을 한데 모아 장식했다. 오래된 물건이 주는 편안함과 정겨움이 한옥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소품을 담은 트레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손수 종이를 꼬아 만든 작품. 오랫동안 곁에 두니 어머니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오른쪽 위) 거실에서 중정이 있는 복도와 이어진 아들 방. 공간이 좁은 한옥의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층고를 높인 천장을 나눠 침실로 사용할 다락방을 만들었다. 아래 공간은 커튼을 치면 완벽한 아지트가 되기까지 해 손녀가 놀러오면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왼쪽 아래) 큰 방 안쪽에 위치한 심 대표의 침실. 침대 옆 벽면 전체에 수납장을 짜 넣어 수납공간이 부족한 한옥의 단점을 극복했다. 
(오른쪽 아래) 고종 황제에게 하사받은 이야기가 담긴 반닫이부터 심플한 북유럽풍 가구, 박수근 화가와 베트남 작가의 드로잉까지 다양한 시대와 나라의 문화가 그녀의 손길에 의해 멋스럽게 공존한다. 


(왼쪽) 돌 위에 곱게 놓인 고무신이 편안하면서도 정겨워 보인다. 주방에서 문을 열면 바로 앞마당으로 이어져 장독대나 거실로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오른쪽) 큰 현관과 거실 사이에 있는 전실의 모습. 생활에 불편하지 않도록 현대식으로 해석한 공간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풍경에 반해 시작한 한옥 생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한실 스위트룸 연출로 주목받았던 윈인테리어의 심정주 대표. 그녀가 고즈넉한 창경궁 담벼락과 맞닿은 원서동 한옥에 살게 된 건 어찌보면 순간적인 충동이었다.
7년 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교통 체증이 극심했던 어느 오후, 옴짝달싹 못  하고 밀려 있던 강남에서 겨우 빠져나와 원서동 쪽으로 넘어오게 됐다. 이곳에서 수많은 차와 빡빡한 거리 풍경과는 전혀 다른, 같은 서울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의 고즈넉한 풍경을 마주하게 됐다. 귀청을 울려대는 클랙슨 소리 대신 골목 곳곳에서 명절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탕국 끓이는 냄새가 피어났다. 어릴 적 보았던 정겨운 동네 풍경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 그렇게 아파트를 떠나 한옥 생활을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변화였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 그런지 옛날 것들이 참 좋아져요. 땅과 풀을 가까이 접하고 사는 것도, 사시사철 바뀌는 마당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좋거든요. 마당에 김장거리를 펼쳐놓고 김장해서는 나눠 먹거나 고사를 지낸 뒤 떡도 돌려요. 대보름에는 나물도 만들어 먹고요. 아파트에서는 잊고 살았던 생활 속 이벤트가 주는 즐거움을 여기서는 톡톡히 누리는 셈이죠.”
처음 이사 왔을 때는 마당에 눈이 쌓이는 모습을 놓칠 새라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말리지도 않은 채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수년이 지난 요즘도 빨리 퇴근해 집에서 음악과 차를 즐기고 싶을 정도로 한옥이 주는 소박한 삶의 즐거움은 끝이 없다.

사는 사람에게 맞춘 살기 편한 한옥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던 심정주 대표지만 한옥 생활을 하면서 불편했던 기억이 없다. 집은 어느 누가 와도 따뜻하고 편하게 반겨주는 분위기여야 한다는 것과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어야 한다는 평소 지론에 맞춰 한옥을 아예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
한옥 두 채를 허물고 주춧돌만 활용해 지은 28평형 한옥은 무엇보다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방과 화장실이 각각 4개, 여기에 거실과 중정, 주방까지 생활에 필요한 공간을 두루 갖추었다. 좁은 공간이 주는 답답함을 덜기 위해 일반 한옥보다 층고를 높이고 그 부분을 다용도 수납공간으로 활용해 한옥의 단점을 보완했다. 거실과 아들 방 사이의 중정에는 통유리창을 설치해 사시사철 자연의 운치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단순히 들여다보는 것이라면 모를까 365일 직접 살을 대고 사는 한옥이라면 전통 그대로를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대신 자신의 생활 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현대적 요소들을 적절히 섞을 때 언제나 머물고 싶은 살기 편한 한옥이 되지 않을까요?”
집을 꾸밀 때 가장 주의하는 점은 가구 전시장처럼 세트로 딱 떨어지는 가구로 꾸미지 않는 것이다. 보기에 좋을 수는 있지만 쉽게 싫증날 수 있고 생활하면서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큰 게 있으면 작은 것도 있고, 높은 게 있으면 낮은 것도 있어야 편안하면서도 재미있는 집이 연출된다.
그녀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거실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관리하기 편한 대리석 바닥에 염색한 듯한 섬유벽지로 마감하고 안에는 고가구와 앤티크, 북유럽풍 가구들을 섞어 공간을 연출했다. 다양한 스타일이 한데 섞여 있지만 복잡하거나 어색한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집이 편안해지려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야 하죠. 예를 들면 저 장은 어머니께서 외가 쪽 친척에게 구입해 저에게 선물해주셨어요. 고종 황제가 하사한 제품이래요.”
어렵사리 구입한 의자나 여행지의 즐거움을 담은 소품들처럼 삶의 이야기가 묻어나는 살림살이들 덕분에 그녀의 공간에는 언제나 편안함이 깃들어 있다. 


- 고요하면서도 편안함이 깃든 심정주 대표의 원서동 한옥. 

her guest house, THE WIN BOUTIQUE B&B

(왼쪽) 창 한가득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이 작은 방을 편안하게 감싼다. 게스트하우스 ‘더 윈’에서 가장 작지만 알차게 꾸민 이 방은 심정주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오른쪽) 유럽 스타일로 꾸민 방과 한식으로 꾸민 3개의 방으로 이어지는 공동 거실. 유럽풍의 가구와 외국에서 구입한 한복 인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6개 게스트하우스에 풀어낸 스타일이 담긴 편안함
편안함을 주면서도 감각적인 믹스 앤 매치로 이야기까지 갖춘 집에 대한 심정주 대표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그녀의 서교동 사무실 건물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다.
그녀의 집처럼 누구나 반갑게 맞아주는 편안한 집이 기본 콘셉트. 여기에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며 만들어진 그녀만의 색다른 감성을 담아 6개 공간을 각기 다른 콘셉트로 꾸몄다.
프랑스에서 주문한 앤티크 가구와 실크 패브릭 등을 이용해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호텔처럼 꾸민 방이 있는가 하면, 뜨끈뜨끈한 방바닥의 온기를 즐기는 좌식 공간으로 꾸민 한실도 있다. 원서동 한옥에 있는 다락방을 연상케 하는 작은 다락방을 만들고 작은 인형과 소가구로 꾸며 동심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고풍스러운 콘솔 위에 김영희 씨의 닥종이 인형을 놓듯이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게스트하우스 곳곳에 작품을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한옥 정원처럼 작지만 마음에 여유로움을 전해주는 방도 있다. 방과 이어진 데크로 나가 쉴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 문을 열고 나가 벤치에 앉아 있으면 팍팍한 도심 빌딩 속 공간은 어느새 사라지고 자연과 여유가 마음에 담기는 듯하다.
그녀는 어느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는다. 여러 문화를 경험하며 터득한 실용성을 기본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그녀 자신의 취향으로 풀어낸다. 언제고 반갑게 맞아주고 삶의 소소한 이야기가 재미를 더해주는 스타일, 그것이 바로 그녀의 취향이다.

 
- 모던한 분위기로 꾸민 401호 앞에는 편하게 쉴 수 있는 데크를 설치했다. 나무의자와 돌 조각상, 풍경으로 마무리된 이 공간은 서울을 파란 여유가 있는 공간으로 보여준다.

진행 박미진 기자 / 사진 박종혁 / 촬영협조 윈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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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스톤 Tel: 1688-0367

 

'한옥도 분양합니다'… 주택업계, 한옥주택단지 속속 선봬

경기도 분당신도시와 맞닿아 있는 경기도 광주시 신현리. 새말길을 따라 자동차를 몰고 가다 도로 왼쪽을 보면 거대한 담벼락에 둘러싸인 채 공사가 한창인 한옥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집은 ‘ㄷ’자 모양의 전통 한옥 구조로 지어졌지만, 내부 시설은 여느 최고급 타운하우스 못지않게 꾸며져 있다. 대들보와 기둥은 전부 최고급 소나무를 사용했고 건물 내부에 주차장과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다.

이 집의 가격은 100억원이 훌쩍 넘지만 총 네 채 가운데 완공된 한 채는 분양이 끝나 사람이 살고 있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고가(高價) 한옥이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서울 인근에 다양한 한옥 분양 주택들이 들어서 일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시공 중인 고급 한옥 주택.

◆ 주택단지·전원주택형 분양 한옥 선보여 

전통 주택인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민간 건설업체들도 한옥을 분양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한옥 문화를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공급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단독주택 인기에 힘입어 시장성 있는 주거 상품으로 한옥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단독주택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업체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택지지구 인근에 대지면적 660㎡ 규모의 한옥 주택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분양가는 20억원 선으로 회사 측은 총 70가구 정도의 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세컨드하우스용으로 사용하는 전원주택이 한옥으로 지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원주택 전문업체 ㈜홈덱스는 충북 제천시 금성면 일대 청풍호 주변을 한옥주택단지로 개발해 한옥 38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한 가구당 495㎡ 대지에 86㎡형으로 건축해 2억원가량에 분양할 예정이다.


한옥 분양 상품이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이전부터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택지를 개발해 한옥을 분양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한옥 보급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민간업체들이 20~30가구 규모로 한옥단지를 지어 분양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급 확대를 위해 평면설계·시공기술 개발 등에 우선 힘쓰고 있다”며 “지원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인주택이 분양 중인 경기도 송라마을 한옥 주택

◆ 한옥은 춥고 불편?… 기술개발로 인식 전환 노력

하지만 한옥이 시장성 있는 분양상품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한옥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도 가격이 비싸고 단열 효과가 떨어진다는 식의 서양식 주택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옥 시공업체 관계자는 “한옥이 현대적으로 개량됐어도 여전히 일반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아파트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을만큼 다양한 시공법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의 한옥은 외풍(外風)을 견디기 위해 내부에 아파트에 적용되던 시스템 창을 설치하기도 하고 지붕 기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황토로 틈을 메우는 등 시공법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목수(木手)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건축 과정도 자재를 표준화하고 기계화함으로써 공사비와 공사기간도 줄여나가고 있다. 민승홍 금진목재 대표는 “한옥 관련 시공기술이 날로 발전해가고 있다"며 "향후 경제성도 훨씬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