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김포 단독주택의 변신
노후주택 리모델링 01
마당 있는 집을 꿈꾸며 몇 년째 마땅한 곳을 찾아 헤맸던 가족.
40년이 넘은 낡은 집은 따스한 나무 옷으로 갈아입고 네 식구의 새 보금자리가 되었다.
REMODELING COST
주택 매입 비용2억9천만원
리모델링 비용2억5천만원
임대 수익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 × 3가구
반지하에 살아도 괜찮을까요?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는 도심과 멀지 않은 곳이 좋죠.
직장이나 아이들 학교 문제도 있어서 아직 교외에 살기는 힘들겠더라고요.”
고등학생, 초등학생 남매를 둔 부부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집 지을 곳을 알아보고 다녔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이 이 40년 된 노후주택이다.
이곳은 재개발구역으로 오랫동안 주택 거래나 신·증축 등이 제한되었는데,
얼마 전 구역 해제가 되면서 할머니 홀로 살고 계시던 단층집이 매물로 나온 것이다.
부부의 아파트 전셋집에서도 가까운 동네로, 가족들의 생활권에 딱 적합한 곳이었다.
계약을 결정하기 전,
부부는 건축업체 대표와 함께 다시 집을 찾았다.
이곳에 원하는 집을 실현할 수 있을지 확실히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워낙 낡은 건물이라 철거 후 새로 지을까도 했지만,
신축의 경우 리모델링보다 공사비가 1억원은 더 들었다.
결국 부족한 예산을 고려해 기존 주택의 구조를 살려 리모델링하고,
2층을 증축해 월세를 주는 것으로 대출금을 충당하기로 했다.
마침 집의 모양이 복잡하지 않고 반듯한 데다 대처마가 앞으로 나와 있어
증·개축에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엔 2, 3층을 증축해서 우리가 살고 1층을 임대 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지하층은 어둡고 습해서 주거 목적으로는 잘 쓰지 않으려 하니까요.
하지만 마당은 절대 포기할 수 없어서, 저희는 꼭 1층에 살고 싶다고 했죠.”
21평 남짓한 1층 면적은 네 식구가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지하층과 1층을 연결하는 내부계단실을 만들어 복층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대신 지하에 방습 시공을 철저히 하고, 채광을 위해 마당 쪽으로 창을 크게 내기로 했다.
지하에는 거실과 서재, 게스트룸, 다용도실 등을 배치하고, 각자의 침실은 1층에 두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적도상 뒷집이 4평 정도 대지 경계를 넘어온 정도는 구옥을 리모델링하다 보면 흔히 있는 일이었다.
진짜 문제는 지하층 일부를 철거하다 발견한 큰 암반과 세차게 흐르는 물길이었다.
“알고 보니 옛날에 이 일대가 모두 빨래터였대요.
건축사 분께서 만약 신축했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하층을 만들지 않았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하층의 벽 전체로 공간벽을 둘러 습기가 벽을 직접 타고 오지 못하게 했다.
바닥은 계란판과 흡사한 방습파레트 층을 깐 후 비닐을 덮고 그 위에 난방배관을 하여 시공했다.
또 지하층 양쪽에 펌프를 설치하여 흐르는 물길을 잡았는데,
한쪽에 펌프를 2개씩 둠으로써 하나가 고장 나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김포 건축주가 전하는 리모델링 TIP
아무래도 부동산이나 집주인은 매매할 주택에 대한 단점을 쉬쉬하게 되죠.
동네를 자주 찾아 주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주변 건축물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그랬다면 저도 과거에 이 일대가 빨래터였던 걸 미리 알고 예산이나 해결책 등을 준비해둘 수 있었을 테니까요.
공간벽 중간에 공간을 두고 안팎으로 쌓는 조적벽. 결로나 습기가 실내 벽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방수가 깨질 경우에 대비하는 역할을 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 / 대지면적 : 162㎡(49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97.18㎡(29.4평) / 연면적 : 225.72㎡(68.28평) / 건폐율 : 58.49%
용적률 : 97.20% /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 지상 - 연와조 + 경량철골조(증축) / 구조재 : 벽 - 시멘트벽돌 + 경량철골조(증축), 지붕 - 경량철골조 /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EPS 단열재 80~200㎜ / 외벽마감재 : 적삼목 + 오일스테인, 컬러강판 / 창호재 : 한샘 PVC 이중창
설계 및 시공 : 하우스테라피
INTERIOR
내벽마감재 : 라왕 합판 + 화이트 지당 + 투명 래커 / 바닥재 : 이건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포쉐린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 / 주방가구 : 제작 가구
조명 : 실내 - 사각 아크릴 조명(세영 조명), 외부 - 벌크조명(천일라이팅) / 계단재 : 라왕 집성목
현관문 : 단열 방화문 / 방문 : 라왕 합판 슬라이딩도어 제작 / 붙박이장 : 제작가구(비앙카)
창 너머 보이는 마당이 예쁜 집
3개월의 공사를 무사히 마치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집에서는 곳곳에서 나무의 따스한 질감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어릴 적 목재소를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
나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아내가 특별히 요청한 것이다.
적삼목에 오일스테인으로 마감한 외벽은 집의 처마가 길게 나와 있는 덕분에 비바람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
실내 벽면에는 라왕합판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시공했다.
합판 표면에는 고유의 색과 질감을 잘 살리기 위해 화이트 지당 후 투명 래커로 마감했다.
일정한 크기로 자른 합판의 패턴 비율이 간결하고 시원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평소엔 주로 1층에서 생활하다가 주말에는 정리만 간단히 해놓고 지하에 내려가 휴식하며 지내요.
주말마다 예쁜 펜션들 찾아다니느라 바빴는데, 지금은 우리 집이 제일 좋네요(웃음).”
누가 뭐래도 이 집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거실 소파에 앉았을 때 자연스레 창 너머 잔디 마당으로 닿는 시선이다.
콘크리트 바닥이었던 마당은 이제 흙과 잔디, 나무들로 소박하게 채워졌다.
집 안에서도 잘 보이도록 주방, 거실 창 정중앙에는 안주인이 좋아하는 배롱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봄이 문턱까지 찾아온 지금, 가족은 마당 한편에 텃밭을 가꿀 계획이 한창이다.
현관문 앞 철제 난간에는 예쁜 꽃 화분을 걸어둘 생각이라고.
학교와 더 멀어지더라도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 가자던 딸아이는 벌써 친구들을 불러 아래층에서 한바탕 파자마 파티를 벌였다.
부부는 휴일이면 계단실 중간에 걸터앉아 창밖을 보며 차를 마신다.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참새들, 담벼락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잠시 앉았던 새가 나무를 뒤흔들고 가는 장면들……. 창 너머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들이 이제 가족의 일상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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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가 모두 빨래터였던 40년 된 김포 단독주택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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